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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 유금순

한줄이야기

업은 동생이 죽은 줄도 모르고 피난길을 되돌아왔지

등록일

2019-08-09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08-09 조회수 : 516
첨부파일 첨부파일 : 4-인제2-유금순3.png (121.1 kB)


1940년 1월 6일에 홍천군 내촌면 문현동에서 3남 5녀 중 셋째딸로 태어났다. 먹을 것이 없을 정도로 가난한 집안 형편에 어릴 때부터 이집저집으로 심부름꾼으로 보내어졌다. 7세 때 광암리로 이주하였는데 그 이후 전쟁이 일어나 피난을 가는 길에 업고 있던 돌이 채 안 된 동생이 죽었다. 홍천으로 넘어가는 고개에서 넘어졌으나 피난 행렬이 그대로 덥치면서 동생이 죽었고 꼬박 하루 넘게 다시 돌아온 집까지 죽은 동생을 업은 채였다. 그날의 기억이 인생에서 가장 마음 아픈 기억이다. 구술자도 허리를 몹시 다쳐 오랫동안 앓았으며 현재도 날이 궂은 날에는 허리가 많이 아프다. 집안 형펀은 나아지지 않아 13세에 민며느리로 시댁으로 들어가 16세에 남편 최영국씨와 혼인식을 올렸다. 남편의 어머니는 아버지와 황해도로 피난을 갔다가 남편을 잃고 구술자의 남편을 임신한 상태에서 재가하였고 남편은 의붓아버지 밑에서 자랐다. 시어머니의 시집살이보다 의붓시아버지의 시집살이가 매서웠다. 밥을 먹을 때 네 번이나 물을 떠다 바쳐야지만 물그릇이 마당으로 날아가지 않았다. 의붓시아버지는 이씨였는데 구술자는 큰 아들을 낳은 후 남편의 원래 성을 찾아 아이들에게 양씨 성을 붙여주었다. 아들 여섯, 딸 하나를 키우면서 가난한 살림에 교육을 제대로 시키지 못해 마음이 아팠으나 각자 자기 몫의 일들을 하면서 살고 있어 이제는 편히 죽어 밭에 묻히는 일만이 소원이다.